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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소개 > 분야별도서
여기 용이 있다
글 : 페르난도 레온 데 아라노아 / 옮긴이 : 김유경
출판사명 :
도서분류 : 소담출판사 > 소설
발행일/ISBN/판형/분량: 2015-08-25 / 89-7381-066-6-03870 / 131*187 / 2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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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부를 찌르는 풍자, 날카로운 펜끝으로 시작하는 조용한 혁명
지금 그를 모른다 해도 상관없다
살아 있는 동안 언젠가는 그를 알게 될 테니

할리우드가 주목한 이야기꾼
페르난도 레온 데 아라노아의 미니 픽션 국내 최초 출간



▮ 책 소개


2015 만다라체 상 수상
상징과 풍자로 뒤섞인 113편의 거대한 퍼즐
할리우드가 주목한 이야기꾼 페르난도 레온 데 아라노아의 미니 픽션 국내 최초 출간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하는 이야기꾼의 작품이 국내 최초로 소개된다. 페르난도 레온 데 아라노아는 1994년 영화감독 데뷔 이후 스페인의 아카데미 상이라 할 수 있는 고야 상을 다섯 개나 휩쓸고, 각종 영화제에서 감독상과 각본상을 쓸어 담으며 영화계를 평정하고 있는 사실주의 영화감독이다. 제68회 칸 국제 영화제에서는 그의 영화 <어 퍼펙트 데이A Perfect Day>가 장편영화 부문에서 유일하게 스페인 작품으로 출품되었고, 감독 주간 부문에 초청되어 주목을 받았다. 그의 작품과 세계관을 평론한 도서가 있을 정도이며, 최근에는 스페인 국민 배우 하비에르 바르뎀과 페넬로페 크루즈 부부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그는 주로 사회문제나 열등한 사람들의 심리를 이야기하는데, 특히 일상에서 특별한 순간을 포착해내는 능력이 탁월하고, 그 특별함이 무심하게 지나쳐서 보지 못한 일상의 민낯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홍상수 감독과 같은 분위기가 있다. 국내에는 <바리오Barrio>, <햇빛 찬란한 월요일Los Lunes al Sol>, <프린세사스Princesas>, <아마도르Amador> 등이 부산 국제 영화제나 넷상에 소개되어 입소문을 타고 있다.
소설 『여기 용이 있다』는 2015 만다라체 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만다라체 상은 스페인에서 청소년과 젊은 독자층의 큰 지지를 받고 있는 상으로 작가의 현 위치를 짐작케 한다. 113편의 미니 픽션들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시청각 과학 전공 후 방송 작가, 다큐 감독, 영화감독, 일러스트레이터, 작가 등으로 활동한 그의 이력답게 상상력의 한계를 뛰어넘은 세계를 보여준다. 사라지는 말들, 소설에서 튀어나온 주인공의 모험, 신들이 모이는 술집, 이민자들의 기도, 대통령의 닮은꼴 등 그의 단상들은 영화라는 장치적 속박에서 벗어나 때로는 이국적으로, 때로는 환상적으로, 때로는 꾸밈없는 독백의 형식을 취한다.
상징과 풍자로 뒤섞인 113편의 거대한 퍼즐, 당신은 과연 그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인가? 할리우드가 주목한 이야기꾼의 환상적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어보자.


의심하라, 생각하라, 비틀어라, 그리고 뛰어들라!
픽션이야말로 현실의 미궁에서 당신을 구원할 것이다


몇 해 전 한 오스트리아 수집가가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된 1504년판 지구본을 발견했다. 그 지구본에는 동남아시아 지역에 라틴어로 ‘여기 용이 있다Hic Sunt Dracones’라고 적혀 있었다. 위험해서 다가가지 못한 미지의 장소에 상상 속 동물을 그려 넣은 것은 논리적이면서도 은유적이다.
작가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현실을 가장 잘 이해하는 방법으로 픽션을 택했다. ‘여기 용이 있다’라는 제목은 이렇듯 현실에 대한 은유를 품은 말임과 동시에, 이 같은 말로 공포를 조장하는 사회적 억압에서 벗어나 진정한 삶을 향한 탐험심을 일깨우자는 의미이다. 따라서 『여기 용이 있다』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우리 삶의 나침반과 같다.
「절망적인 사람들」에서는 자살률이 높은 어느 기차역을 두고 펼쳐지는 탁상공론들을 풍자하고, 「의심의 여지가 없는 극적인 요소, 비」에서는 픽션에서 결정적 효과로 사용되는 ‘비’에 대한 역발상으로 “라우라가 남자 친구에게 버림받고 몸속에서 자라는 세 번째 아이를 포기해야 할지 망설이고 있으니 구름 전선이 오후 늦게 몰려오기 시작할 것입니다”라는 유머러스한 기상 뉴스를 통해 통념을 벗어난 상상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수태고지」는 성경에 등장하는 동정녀 마리아의 현대 버전으로 어쩌면 일어났을지도 모를 사건의 뒷면을 현실적으로 날카롭게 고발한다.
페르난도는 이렇게 말한다. ‘세상만사의 신비한 생각의 중심에 깊게 다가가고 우리 자신과 현실을 설명하기 위한 도구로는 픽션만 한 것이 없다’라고. 그 말을 증명하듯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은 유머와 풍자, 환상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그 근저에 깔려 있는 것은 우리 시대의 어두운 이면이며, 인간에 대한 통찰과 관계의 민낯이다.
의심하라, 생각하라, 비틀어라, 그리고 뛰어들라. 픽션이야말로 현실의 미궁에서 당신을 구원할 것이다.





▮ 책 속으로


지식이 닿지 않는 곳에는 픽션이 더 필요하다. 왜냐하면 픽션은 일관적이고 효과적으로 현실에 대응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고 설명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아마도 우리가 갖는 픽션에 대한 믿음은 신앙인들의 믿음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즉, 그것은 응답이고, 위험에서 구해주는 낙하산이며, 확신이다. 이것만이 삶의 의미를 부여하고, 논리적이지 않아서 절대 설명할 수 없을 것들에 대해서 합리성을 부여해주는 유일한 방법이다. 삶을 견디는 방법인 것이다.
_「프롤로그」 중에서



60초의 시간은 병원 대기실에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는 70초로 흐르고, 일자리를 잃고 텅 빈 방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80초, 어둡고 작은 방 고문 틀에 앉은 사람들에게는 90초로 흐른다. 감옥에서 보내는 한 달은 감옥 벽 너머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석 달, 밖에서 아들을 기다리는 부모에게는 아홉 달, 그리고 감옥에 있는 그 사람과 사랑에 빠진 누군가에게는 열두 달로 흐른다. 또한, 추방자가 선고받은 1년은 낯선 집에 머물며, 매일 빵집에 들르고, 늦은 오후 산책을 하고, 가을쯤에 공원에 가는 동안 5년으로 흐른다. 세 시간은 군사 통제하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여섯 시간으로, 빈곤한 동네의 어느 집에서 무릎 꿇고 애원하는 사람에게는 아홉 시간으로 흐른다. 그리고 단 1분의 시간은 살인자의 방아쇠 앞에 놓인 사람에게는 10분으로 흐른다.
그리고, 당신이 없는 내 삶은 끝도 없이 더디게만 흐른다.
_「시간의 길이」



그들은 그를 죽일 수가 없었다. 그는 온갖 매복 지점을 피했고 자신이 흘린 피를 다른 사람들의 더 많은 피로 갚았다. 그의 죽은 부하들은 각각 열두 명의 공무원을 죽였고, 그들을 체포하면 할수록 납치가 더 늘었다. 그러자 그의 잔인함을 알리는 노래가 여기저기에 퍼졌고, 드라마에서는 그의 이름을 딴 악당들이 등장했다.
그렇게 그 나라의 공공의 적 1호와의 전쟁을 끝내지 못한 채 수십 년이 지나자, 대통령의 고문들은 모여서 해결책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다음 날, 모든 방송 매체는 그가 매복에 걸려들어 죽었다는 기사를 냈다. 텔레비전에서 그 뉴스를 내보내자 그 소식은 상점과 광장, 공원 등에 빨리 퍼져나갔다. 그렇게 사람들이 그가 죽었다고 믿자, 대통령과 고문들도 그가 죽었을 거라 여겼다.
하지만 그가 다시 나타나자 놀란 그들은 경찰력을 총동원시켰다. 최악의 상황이 벌어진 지금, 방송 매체는 평소보다 더 크게 외치고 있다. 그가 부활했다고.
_「뉴스」









_「어느 기억상실증 환자의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