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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꽃 기생
글 : 가와무라 미나토 지음 / 유재순 옮김
출판사명 : 소담
도서분류 : 소담출판사 > 문화/예술
발행일/ISBN/판형/분량: 2002-05-20 / 89-7381-474-5-03830 / 신국판변형 / 3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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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이 쓴 한국의 ‘기생’ 이야기

일본의 저명한 문예평론가이자 호세이대학(法政大學) 국제문화학부 교수인 가와무라 미나토가 기생에 대한 문학사적인 내용과 사회학적인 분석을 곁들여 날카롭게 해부한 한국의 기생사. 기생의 기원에서부터 기녀의 설치 목적, 왕과 그 종친(宗親)의 애기(愛妓), 조관(朝官)과 방백(方伯)·수령(守令)의 애기, 유학자들의 애기, 그에 따른 에피소드, 각 지방 기생의 특색, 뛰어난 미모와 재주를 겸비한 명기, 시와 서에 능한 명기, 절기, 의기, 유부기(有夫妓), 무부기(無夫妓), 갈보(蝎甫)의 종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을 과장됨이 없이 기술하고 저자의 견해를 밝히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오랜 세월에 걸쳐 폭넓은 문헌과 연구자료를 조사하여 서술한 것으로 한국의 독자들에게 우리의 기생문화를 논리적으로 설득하면서 시대에 따라 변화되는 그들의 모습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다. 또한 저자는 놀랍게도 퇴폐적이고 비이성적인 일본인들의 성모습을 정확히 짚어내고 있다.



기생, 그들은 누구이며, 한국 역사에서 어떤 존재였는가?


기생이라는 특수한 예술가들의 존재는 삶 자체가 한 편의 슬픈 시였지만 현재까지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남성들을 위한 성적 존재와 신분적인 차별이라는 족쇄에 갇혀 있다.
기생은 봉건제 사회에서 천민 계급에 속했지만 시와 서에 능한 교양인으로서 대접받는 특수한 존재였다. 이 책에는 그들의 역사와 문화는 물론 이별과 만남, 슬픔과 즐거움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일견 낡고 치부(恥部)한 역사여서 한국의 독자들에게는 감추고 싶은 문화이지만, 일본인 시각에서 쓰여졌다는 점 때문에 충격적일 수도 있을 것이다.

구한말·일제시대 국학자인 이능화는 기생을 ‘말을 풀이하는 꽃’이라는 의미에서 해어화(解語花)라 지칭했다. 여성을 꽃이나 나비에 비유하는 것 자체가 성차별을 동반하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기생’의 역사에 대한 기록이 이능화의 『조선해어화사(朝鮮解語花史)』라는 책 한 권뿐으로, 그는 기생에 대해 ‘봉건 사회의 천인(賤人)계급에 속했지만 위로는 왕후귀족(王候貴族)에서부터 아래로는 일반 서민에 이르기까지 귀천의 차별을 두지 않았고, 외교나 국내 정치의 중요한 자리에 참석하여 중요한 역할을 하였으며, 시가(詩歌)를 비롯한 전통무용의 계승자로서 그들의 일부 작품들이 계승·발전되고 있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기생, 그들은 여가와 풍류를 즐기면서 남성들과 교유하며 웃음과 몸을 팔았지만 시(詩)와 서(書)에도 특별한 재능을 보였다. 그들은 자신들의 슬픈 운명을 애절한 시와 문장으로 달래며 기생이라는 신분에서 비롯된 비극적인 현실을 문학으로까지 승화시켰다. 그러나 그들의 화려한 이면에는 남성에게 성적으로 봉사한다는 기생의 본질 때문에 제대로 평가받지도 못하고, 그들의 문화와 역사는 현재까지도 왜곡되고 은폐되어 왔다. 그녀들은 특별한 재능을 지녔으면서도 인생의 길가에 서있는 존재로서 애절한 문장들을 남기고 이슬처럼 사라진 것이다. 이렇듯 한국의 기생문화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녔음에도 체계적으로 연구되지도 못하고 슬픈 역사로만 기억되고 있다. 기생이라는 존재 자체가 수동적인 존재로 여성을 비하하고 민족적인 비하로 비쳐질 수도 있다는 수치심 때문이었을까?

일본의 기생인 게이샤가 체계적으로 연구되고 그 명맥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는 데 반해 한국의 기생은 멸종됐고 그 역사에 대한 연구성과도 전무한 상황이다.
과거의 것이 되어버린, 무언(無言)의 말하는 꽃들의 역사가 이방인의 눈으로 파헤쳐져 이제야 본고장에 들어왔다. 그것도 침략을 자행한 일본의 남성이라는 미묘한 역사적인 시각으로. 저자는 이 책에서 고대에서 근대에 이르기까지의 기생과 근대 이후의 기생들, 그리고 근대 이전의 기생의 의미와는 다른 현대판 기생의 역사와 문화를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 그는 또한 방대한 역사적인 사료와 자료를 바탕으로 꼼꼼하고 조심스럽게 ‘기생’을 식민지주의와 섹슈얼리티 및 성의 왜곡에 의해 형성된 특수한 문화로 해부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독자들에게 교양 욕구의 충족뿐만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서도 의미있는 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