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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쇼핑
글 : 도나 디켄슨 / 옮긴이 : 이근애
출판사명 : 소담
도서분류 : 소담출판사 > 인문/사회
발행일/ISBN/판형/분량: 2012-06-25 / 89-7381-278-3-03470 / 145*210 / 3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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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몸은 흔한 소비재에 불과한 것일까? 인간의 유전자와 인체조직이 가공되어, 시장에서 이익을 창출하는 상품으로 둔갑할 수 있을까?
우리는 어떻게 우리 신체의 일부를 내주게 되었는가?
제대혈에서부터 미용성형까지, 당신이 모르는 인체 쇼핑에 대한 충격적인 진실!

# 당신이 지금 깃들여 사는 몸통은 살과 뼈에 불과하다. 나에게 그것은 하나의 제품이다.

  2005년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건에 이어 2012월 5월, 또 어느 서울대 수의대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었다. 이 교수는 서로 다른 연구 논문에 동일한 사진을 사용했으며, 일부 데이터가 불확실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 조만간 조사위원회가 꾸려져 진실을 밝힐 예정이라고 한다. 한편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제2의 황우석 사태’가 되어 줄기세포 연구가 또 다시 위축될까 봐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21세기에 생명공학 분야의 엄청난 발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의 생명공학 기술이 다른 나라보다 뒤처지기를 바라는 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숫자로 나타나는 성과 지표로 연구를 평가하는 성과 위주의 무한 경쟁이 계속된다면 이런 일이 또 벌어지지 않으리라 보장할 수 없다.
 생명공학과 의학의 발전 덕분에, 세포와 인체조직 그리고 장기는 오늘날 귀중한 정보의 출처이자 돈벌이가 될 신상품의 원료로 여겨진다. 이 ‘미래의 통화’가 생명공학의 신산업을 일으키는 밑천이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정작 살과 뼈를 제공한 사람은 이익금의 일부분도 받을 수 없다. 영미법인 보통법에 따르면 사실상 우리 몸은 개개인의 소유가 아니다. 하지만 연구자와 기업가, 의사와 보험회사 그리고 정부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해 당사자들이 그런 사실을 얼마나 교묘하게 이용해 각자의 이익을 챙기는지 안다면 큰 충격을 받을 것이다.

# 윤리의 최대의 적은 돈이다

  생명공학의 발전은 자유시장주의라는 토대 위에서 불로장생하려는 개인의 욕망과 뒤엉켜 기괴한 현상을 만들어 내고 있다. 우리 몸의 각 부분이 값이 매겨져 자동차 부품처럼 매매되고 있는 것이다. 자유시장주의는 소비자에게서 장기의 무한재생과 영원한 젊음에 대한 욕망을 발굴하고 부추기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자금을 지원해 생명공학의 발전을 촉진해왔다. 신화적 욕망에 가득 찬 소비자는 생명공학이 내 놓을 ‘신비의 영약’에 점점 기대가 부풀어만 가고, 시장과 소비자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스스로 이익을 창출하는 데 혈안이 된 생명공학은 점점 더 오만해져간다. 이런 상호 관계 속에 정부와 언론, 법조계가 가세해 과대 포장과 은폐를 일삼으면서 시민들의 판단력을 흐리고 있다. 세계적으로 확산된 인체조직의 거래를 규탄하는 사람을 찾아보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으며, 동시에 이런 거래의 폐단은 날이 갈수록 더 극악무도해지고 있다. 현재 인체쇼핑은 국제적인 현상이지만, 국제 차원의 규제는 이러한 현상을 따라잡지 못하고 뒤처져 있다. 전 세계적인 거래를 관리할 어떤 규제도 없는 상황에서 우리는 이 책 『인체 쇼핑』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저자인 도나 디켄슨은 인체 조직이 상품으로 전락한 현 상황을 ‘인체 쇼핑’이라고 명명하고, 이에 대한 범세계적 실상을 알리면서, 현상에 대한 과학적, 철학적, 사회적, 윤리적, 법률적 고찰을 시도한다. 몸의 대상화, 상품화, 그로 인한 착취의 문제를 거론하고, 사유재산권과 특허에 대한 법조계의 사상적 배경을 소개한다. 또한 여성학자의 시각에서 인체 쇼핑과 관련해 여전히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강조하고, 우리 몸의 상품화를 ‘몸의 여성화’라는 개념으로 풀어냈다.
최근 정책 입안과 관련된 정치계, 학계, 법조계에서는 인체 조직의 상품화를 긍정적으로 보는 편이 많다. 이런 흐름에 우려를 표명하며, 시민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려는 저자의 의도를 우리는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저자는 자신의 입장과 반대되는 의견들도 논거까지 제시하며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정보를 제공하고, 그와 관련해 제기된 문제들, 법원의 판결, 판결의 근거, 주변의 반응, 저자의 견해, 그리고 각각의 철학적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여, 독자가 언론의 정보를 맹목적으로 믿기보다 경계하고 확인하여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게 유도한다. 『인체 쇼핑』은 부모에서 철학자까지, 과학자에서 국회의원들까지, 인간을 단순히 장기나 인체 조직들의 혼합물로 격하해서는 안 된다고 믿는 사람들 모두가 꼭 읽어야 할 흥미롭고 설득력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윤리 문제에 둔감해지기 쉬운 우리에게 균형 잡힌 정보와 관점을 주어, 생명공학에 헛된 희망을 품지 않고, 생명공학의 발전상에 대한 과대광고의 이면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냉철한 눈을 제공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책 속에서
 
“나를 담당했던 의사들이 내 유전적 본질이 그들의 발명품이자 재산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나를 생물학적 물질을 캐내는 광산으로 여깁니다. 나는 채굴당했습니다.” 본문 44쪽
 
그렇다면 골디 측이 무어의 주장을 강력히 반박하며 주장했듯이, 도대체 무슨 근거로 ‘내 몸은 내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무어가 그의 몸을 소유할 수 없다는 주장에 대다수 사람들은 놀랄 것이다. 대륙법 체계에서든 영미법 체계에서든, 이런 원칙으로 인해 우리 머릿속은 텅 빈 듯 하얘질 것이다. 사실 법적으로 우리 몸은 우리 소유가 아니라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우리의 몸은 전통적인 관점에서 보면 재산권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본문 51쪽
 
2005년, 한국의 과학자 황우석 교수가 저명한 과학 저널 <사이언스>지에 논문 한 편을 발표했다. 줄기세포 연구의 성배를 찾은 성공적인 탐사 이야기였다. 아마도 보통 사람들은 이 논문의 제목“ 인간 SCNT 배반포에서 유도한 환자맞춤형 배아줄기세포”에서 성배를 인식하지 못할지 모르지만, 생명공학계는 거기서 분명히 성배를 보았다.
황 교수가 만들었다고 주장한 것은 지불 능력이 있는 성인 개개인의 특성에 맞게 설계된 잠재적 재생 장비 세트, 개인 맞춤형 줄기세포주였다. 몸이 자신의 인체조직으로 인식하여 손상된 장기나 조직을 재생할 때 쓸 ‘예비 부품’을 생산할 수 있는 줄기세포(여러 종류의 신체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세포, 즉 ‘미분화’세포― 옮긴이)였다. 본문 105쪽
 
이런 터무니없는 상황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현대 생명공학에서 우리 몸의 여성화와 비슷한 현상이다. 몸의 여성화가 남성에게도 일어나야 비로소 자유의 침해가 주목을 받는다. 사람들이 줄기세포 연구를 위해 여성의 난자가 많이 필요하다는 사실에 주의를 기울이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나는 이런 현상을 “소거된 여성의 목소리”라고 부른다. 줄기세포와 관련된 논쟁은 배아의 지위가 문제의 전부라는 가정을 전제로 하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여성의 난자가 치료용 복제에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을 여전히 인식하지 못한다. 통렬한 복제 전쟁이 이런 문제를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있다. 반면에 남녀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 특허 취득의 문제는 학자들이 자신의 논문에 대대적으로 다루고, 격렬한 대중 담론의 주제가 되었다. 이것이 단지 우연일까? 본문 253
 
프랑스의 현대 철학자 모리스 메를로퐁티(Maurice Merleau-Ponty)는 다음과 같이 썼다. “우리의 몸이 사물에 속한다면, 이때의 사물은 다른 사물들보다 좀 더 엄격하고 심오한 뜻을 담고 있다.” 유전자에 특허가 부여되거나 난자가 ‘채취’될 때 또는 제대혈이 ‘저장’될 때 느껴지는 기괴함이 무시되고 있다. 몸은 곧 그 사람이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요컨대 우리의 몸은 결코 소비재가 아니고, 물질적 욕망의 모호한 대상이나 투자 대상 또는 이양 가능한 자원이 아니라 다만 사물이어야 한다. 연약한 우리 몸은 우리의 의식과 위엄, 응에이아 그리고 인간의 본질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우리의 몸은 지상의 그 무엇과도 비길 바 없으며, 임자 없는 것이 아닐뿐더러 숫제 사물이라고 할 수도 없다. 본문 257-258
 
 
 
언론의 찬사
 
1863년 1월 1일, 미합중국의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은 역사적인 선언문을 발표했다. 비인간적인 학대와 부당한 착취를 당하며 물건처럼 거래되었던 노예의 매매를 금지하고 그들의 해방을 선언한 것이다. 많은 이들이 이 선언이 인체에 대한 상품화와 인권 유린의 어두운 역사를 지워내주길 간절히 바랐다. 하지만 그로부터 한 세기와 절반이 더 지난 지금, 인간의 상품화와 인체에 대한 부당한 착취는 빠르게 발전하는 생명공학의 위세와 모든 것을 돈으로 환산하는 자본주의 체계가 맞물리며 이전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
 인체의 상품화는 생각보다 우리 삶 깊은 곳까지 침투해 있다. 우리의 정자와 난자와 장기는 등급이 매겨진 채 쇼윈도에 전시되고, 우리의 조직과 세포와 제대혈과 DNA 정보는 맵시 있게 포장되어 쇼핑 카탈로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게다가 아름다움에 대한 맹목적 열망과 노화에 대한 두려움, 정상에 대한 강박관념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인들은 자신들의 장바구니를 인체 상품들로 가득 채우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혹자는 이런 현상에 대해 모든 것이 ‘돈’으로 환산되는 자본주의 사회의 단면일 뿐이라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존재한다 하여 모두 가치 있는 것이고, 열망한다 하여 모두 필요한 것일까. 이 책은 그에 대한 답을 찾는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 이은희, 과학칼럼니스트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는 책! 그동안 우리가 어떻게 민간 기업들에게 유전자 특허를 취득하고 인체조직을 저장하도록 허용했는지, 요컨대 수많은 사람들이 공유 재산이라고 여기는 것을 어떻게 돈벌이로 삼도록 허용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의학과 사회 그리고 그 둘의 상호작용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책이다. 의대생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필독서다. - 필립 풀먼, 『황금나침반』의 저자
 
도나 디켄슨은 날카로운 정책분석 능력과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을 살려, 오늘날 인체조직이 매매되는 시장의 실태를 흥미진진하게 써내려가면서 또한 설득력 있게 행동을 촉구한다. - 로리 앤드류스 법대 교수, 『유전자-윤리와 법과 정책(Genetics: Ethics, Law and Policy)』의 공동 저자, 소설 『침묵의 암살자(The Silent Assassin)』의 저자
 
임신 및 출산 분야와 의학 교육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나는 불임 치료의 ‘사업화’를 볼 때 막연하게나마 늘 마음이 편치 않았다. 디켄슨 덕분에 내 막연했던 불안감이 인체의 “대상화”와 “상품화”에 저항하는 굳은 의지로 바뀌었다. 이런 내 생각을 학생들과 반드시 공유할 생각이다. - 마틴 럽톤, 런던의 첼시 앤 웨스트민스터 병원 산부인과 과장
 
사람의 몸이 영리 추구를 위해 채굴되지 않을 때 세상이 더 나은 곳이 될 것이라고 믿는 우리에게 디켄슨은 분별과 지혜, 그리고 희망을 전하는 대변인이다. 『인체 쇼핑』은 우리 몸의 진정한 가치를 탐구하기 위해 깊이 있게 파고들었다. - 프랑수아즈 베이리스, 달하우지 대학 생명윤리 및 철학과 교수
 
『인체 쇼핑』은 다른 언론 매체들이 늘 등한시하는 정보의 핵심만 잘 간추려 소개하면서, 수많은 연구자나 정책 입안자, 또는 자금 지원자들이 듣고 싶어 하지 않는 까다로운 질문들을 제기한다. 도나 디켄슨은 우리 몸이 수태 이전부터 사망 이후에 이르기까지 돈벌이로 쓰이는 전례 없는 현상에 실용적인 대응책을 찾도록 우리에게 길을 제시한다. - 새라 섹스턴, ‘더코너 하우스’(인권과 환경 그리고 사회정의를 위한 공공 이익 단체)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