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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 그리고 우리를 인간답게 해주는 것들
글 : 베르너 지퍼 / 옮긴이 : 안미라
출판사명 : 소담
도서분류 : 소담출판사 > 인문/사회
발행일/ISBN/판형/분량: 2013-01-25 / 89-7381-748-1-03300 / 145*210 / 3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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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본래부터 이기적인 존재인가?
인간은 왜 동물과 구별되는가?

이기주의의 합리화에서 벗어나 공감과 통섭의 지혜에 눈떠라!


호모리시프로칸의 탄생

호모사피엔스, 만물의 영장, 생각하는 동물, 이기적인 존재, 호모에코노미쿠스, 호모바이얼런스Homo Violens, 두 다리로 걷는 늑대 등 현재 인간이 인간 스스로를 부르는 말은 수없이 많다. 이 명칭들은 각기 뛰어난 지능, 이기주의, 폭력성 등 인간이 가진 여러 가지 특징을 나타내며, 이를 통해 인간은 인간을 이해한다. 그러나 우리는 과연 ‘우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일까? ‘너’와 ‘나’로서의 인간이 아니라 ‘너와 나’, 즉 ‘우리’로서의 인간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일까? “인간은 ‘우리’라는 관계 속에서 태어나고, 타인을 통해 비로소 인간으로 재탄생하며, 결국 우리의 지속적 행복은 ‘우리’ 안에서만 가능하다.” 독일의 저명한 뇌과학자이자 생물학자인 베르너 지퍼는 이렇게 주장한다. 그리고 이것이 그의 책 『우리: 그리고 우리를 인간답게 해주는 것들』의 핵심 논지라 할 수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인간의 여러 가지 특징 중 사회성에 초점을 맞추고, 사회성으로부터 인간의 다른 모든 특징들이 비롯되었다고 주장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생물학을 넘어 철학, 심리학, 사회학을 아우르는데, 진화론의 다윈부터 콘라트 로렌츠, 『이기적 유전자』의 리처드 도킨스, 게임이론가인 메이너드 스미스, 『친절한 유전자』의 조안 러프가든, ‘던바의 수’의 로빈 던바, 『공감의 시대』의 제레미 리프킨 등 잘 알려진 학자들의 이론과 연구를 이용해, ‘우리’로서의 인간이 과연 어떤 존재인가를 쉽고 명쾌하게 해석한다. 그가 발견한 새로운 인간, ‘우리’로서의 인간, ‘호모리시프로칸Homo Reciprocan’이 여기에 있다.


인간은 전쟁을 하는가, 사랑을 하는가

다윈의 진화론 이래로 인간은 서로 경쟁하며, 그에 따라 생식을 거듭할수록 진화한다는 이론이 세상에 받아들여졌다. 유전자의 존재가 알려진 이후로는 인간은 유전자가 결정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었는데, 유전자는 오로지 번식만을 목표로 하며,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폭력적일 수밖에 없고, 따라서 진화의 원동력은 이기적인 유전자라는 의견이 현재까지도 지배적으로 받아들여져 오랜 기간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로 인식되어왔다. 그러나 저자는 이기주의의 합리화에 빠지지 말아야 하며, 인간이 이기적이라는 인식은 다윈의 진화론을 잘못 이해한 것으로부터 비롯된, 틀린 주장이라고 이야기한다. 인간을 결정하는 것은 유전자가 아니라 사회성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를 이루는 수많은 인간들 중 한 인간이 태어나는 과정을 생각해보자. 한 인간이 태어나기 위해서는 한 쌍의 남녀가 필요하다. 그 인간은 남녀의 전쟁을 통해 태어났는가, 사랑을 통해 태어났는가. 간단하게 다시 물으면 이렇다. 인간은 살아남기 위해서, 전쟁을 하는가, 사랑을 하는가. 이렇게 스스로 존재할 수 없는 인간은 ‘우리’ 속에서 이해되어야 하며, ‘우리’로서의 인간은 이기적이고 폭력적인 것이 아니라 이타적이고 협조적이라는 것이 바로 저자의 생각이자 이 책의 시작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크게 유전자와 사회성, 성 선택과 사회 선택 등을 비교하며 자신의 생각을 풀어나간다. 이 책은 널리 알려져 우리가 의심 없이 믿어왔던, 잘못된 이론들을 부정하고 그 자리에 새로운 이론을 제시한다.

이기적 유전자 이론의 종말

이기적 유전자 이론에 따르면 유전자는 번식만을 고유의 목적으로 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기적 유전자 이론을 반박하며 이 이론의 가장 큰 허점으로 동성애 현상을 내세운다. 유전자의 목적이 오로지 번식이라면, 번식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동성애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동성애의 의미는 과연 무엇인가? 동성애는 비단 인간에게서만 발견되는 변태적이고 특수한 예외 현상이 아니다. 동성애는 현재 척추동물 중 300개 이상의 종에서 발견되었으며 주요 전문지에 보고된 내용을 살펴보면 파충류와 조류뿐 아니라 기린, 코끼리, 돌고래, 고래, 양, 원숭이 등과 같은 포유류에게서도 관찰되었다고 한다. 이 수많은 사례를 모두 예외로 한다면, 이기적 유전자 이론은 예외뿐인 이론, 이론이라고 할 수 없는 이론이 되고 만다. 한편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성교의 역할은 번식 이상의 생물학적 행위로, 사회적인 행위로 볼 수 있다. 성교 자체가 서로 간의 유대감을 증진시켜 공동체를 유지시키는 기능을 하는 것이다. 공동체가 복잡하게 발달할수록 공동체 내에 동성 성교와 이성 성교가 혼재할 가능성이 높다. 저자는 이기적 유전자 이론이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을 인간의 사회성을 바탕으로 설명해내 이기적 유전자 이론을 부정하고 ‘우리’로서의 인간을 새롭게, 성공적으로 해석해낸다.

추천평

“인간에 대한 탐구를 이토록 유쾌하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풀어낼 수 있을까! 뇌과학자이자 예술을 이해하는 작가인 베르너 지퍼는 읽기 쉬우면서도 깊이 있는 서술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_「리테라리셰 벨트Literarische Welt」

“뇌와 행동 연구라는 어려운 분야를 이해하기 쉽게 기록한 보기 드문 책이다. 긴말이 필요 없다. 좀 더 유식해지고 싶다면, 인간과 인생의 본질에 보다 깊이 통달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이 책을 사서 보라!” _「디 차이트Die Zeit」

“유행하는 통속 과학 용어를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전문적인 내용을 아주 쉽게 설명한 이 책은 한 구절, 한 구절마다 파격적인 시사성을 담고 있다. 지루하지 않게 읽히면서도 탄탄한 연구 조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신빙성 또한 높다.” _「쥐트도이체 차이퉁Süddeutsche Zeitung」

책 속으로

현재 경제계에서는 혁명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야 할 만큼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사람이 이기적인 존재라기보다는 공동체 생활에 적합한 특성을 가진 존재라는 걸 증명해주는 증거들이 갈수록 더 많이 발견되고 있다. 인간의 두뇌는 사회적인 두뇌로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기분을 감지하고 그에 따라 적절한 반응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오래전부터 호모사피엔스는 다른 동물에 비해 지능적이고 이성적이기 때문에 뇌의 크기가 다른 동물에 비해 크게 발달했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그것은 완전한 오해다. 인간의 두뇌가 커진 것은 공동체 내 복잡한 인간관계를 성공적으로 해나가기 위한 능력을 갖춰야 했기 때문이었다.
다시 말해 ‘나’가 아니라 ‘우리’라는 개념이 인간을 가장 잘 설명해준다. _p.19, 「나와 우리」 중

그렇다면 과연 인간의 뇌가 지금처럼 커진 이유는 무엇이란 말인가? 미국 정신과 의사인 레슬리 브라더스Leslie Brothers는 1990년대 초 이에 대한 해답을 찾았다. 그는 미국의 인류학자 로렌 아이슬리Loren Eiseley의 이론을 토대로 연구한 끝에 인간의 뇌가 물리적 생활환경이 아니라 바로 인간의 사회성 및 사회적 환경 때문에 크게 진화했음을 발표했다. 브라더스는 인간이 어떤 먹이가 어디에서 자라고 있는지에만 관심을 갖는 존재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는 나와 마주한 이 사람들이 친구인지 적인지에 관심을 갖는 존재라고 설명했다. 학자들 사이에서는 브라더스의 이론이 ‘사회적 뇌’라는 개념으로 알려졌다. 브라더스는 영장류가 자신의 이론을 입증해준다고 하며 그중에서도 특히 인간을 대표적인 예로 지목했다. _pp.131~132, 「지능과 사회성」 중

사회적 환경은 한 개인의 습관이나 기호 또는 몸무게를 결정할 뿐 아니라, 행복감이나 안정감 같은 보이지 않는 감정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최근 많은 학술 연구가 이 사실을 뒷받침한다. 긍정적인 친구들을 주변에 둔 사람은 밝고 긍정적인 사고를 갖게 된다. 가까이 사는 이웃도 심리와 정서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의외로 직장 동료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더 놀라운 것은 감정이나 기분이 간접적으로도 전염된다는 사실이다. 먼 곳에 사는 친구의 즐거운 기분이 그대로 전달되기도 한다. 이러한 인간관계망과 그 망을 통해 전달되는 것들에 대한 연구는 아직 개척되지 않은 새로운 연구 분야다.
인간은 다른 사람과의 조화로운 관계 및 상호 이해 속에서 살기를 원하며 그러한 관계 속에서 안정감을 누린다. _pp.231~232, 「인간과 감정」 중

감정이 세상을 구한다고 한다. 아니 공감만으로도 세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한다. 영장류 연구가인 프란스 드 발은 지금이 바로 ‘공감의 시대Age of Empathy’라고 선언하면서 그 근거를 동물의 세계에서 찾았다. 제레미 리프킨도 ‘공감의 시대’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경제 분야에서도 공감이 있어야만 고객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다고 보았다. 정치나 과학 역시 공감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예컨대 공감할 줄 아는 과학자만이 환경을 보호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객관적이기만 한 분석가는 아무런 기여를 하지 못한다. “우리 자신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자연과 자연 속에서 일어나는 조화로운 상호작용들에 오로지 분석적인 시각으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 공감적 상상력과 동참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_pp.272~273, 「인간과 감정」 중

인류는 얼마든지 ‘우리’ 중심의 사고를 갖고 행동할 수 있다. 이 지구 상에 인류가 맞서야 할 남이나 타인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제레미 리프킨이 말한 것처럼 서로에 대한 공감을 통하여 ‘보편적 친밀감’이 생겨나고, ‘완전한 소속감’이 생겨나는 것이다. 이 공감, 소속감은 이 지구 상에 존재하는, 서로 다른 문화를 고수하는 수억 명의 사람들 사이에 긴밀한 관계와 친근감을 형성한다. 우리는 뼛속까지 사회적 존재여서 항상 소속감에 목말라 있으며, 다른 사람이 병들거나 외로움에 불행해하는 모습에 가슴 아파하는 존재다.
_p.337, 「‘우리’라는 공동체」 중